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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1872.5.18~1970.2.2) 영국의 논리학자·철학자·수학자·사회사상가. 몬머스셔 트렐렉 출생. 명문 귀족의 아들로 케임브리지대학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하고 한때 동대학 강사로 근무하였으나, 제1차 세계대전 중의 반전운동(反戰運動)이 화근이 되어 대학에서 쫓겨났고, 18년에는 6개월간 옥고를 치르었다. 그 후 유럽 각국과 러시아·미국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하여 대학의 강의도 맡았으나, 주로 저술에 주력하였다. 또한 여러 가지 사회운동을 한 것으로 높이 평가되며, 195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논리학자로서의 러셀은 G.프레게의 업적을 계승, G.페아노, 쿠츨러 등의 영향을 받았으며, J.W.R.데데킨트, G.칸토르 등의 현대수학의 성과를 근거로, 19세기 전반에서 비롯된 기호논리학의 전사(前史)를 집대성하였다. A.N.화이트헤드와 공저(共著)인 《수학원리》(3권, 1910∼13)는 바로 이의 성과이다. 그는 논리의 개념이나 연산(演算)을 기본으로 하여 전체 수학을 그것으로부터 도출(導出)했으며, 나아가 수학적 대상을 실재라고 간주하는 논리주의의 구상을 밝혔다. 그는 이 시도를 실수(實數)의 도출에까지 성공시켰으며 그 외에도 집합론 역리(逆理)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해결을 꾀하는 계형이론(階型理論), 환원의 공리(公理), 기술이론(記述理論) 등 다양한 창의에 의한 공헌을 하였다. 논리주의의 구상이나 위의 여러 이론은 그 후 K.괴델 및 다른 학자에 의해 부정 또는 수정되었지만, 이 분야에 남긴 그의 업적의 의의는 현재도 상실된 것은 아니다. 철학자 러셀의 성과는 특히 이론철학에서 현저하다. G.E.무어, L.비트겐슈타인 등과 함께 케임브리지학파의 일원으로, 19세기 말부터 영국에서도 유력한 학설이었던 관념론에 대해 실재론을 주장하였다. 다만 그의 입장에는 시대에 따른 변화가 크게 눈에 띈다. 예를 들면, 한때지만 그는 영국 헤겔학파의 영향 밑에 있었으며, 마이농류(流)인 개념실재론(槪念實在論)의 경향도 보였다. 이것에 관한 저서로는 《철학의 제문제》(1912)가 있다. 그러나 그의 인식론·존재론의 일반적 경향은, 한편으로는 자기의 논리를 소재(素材) 방법으로 삼았으며, 다른 면에서는 영국 고유의 경험론의 전통을 근거로 삼았다. 또한 논리적 원자론의 이름에서도 명백한 바와 같이 실재의 이론적 단위를 설정하여, 그것에의 환원이나 분석을 중시하는 입장을 취한 점도 명백하다. 그의 사상은 빈학파나 훗날의 영국 철학의 발전을 위해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윤리학에서는 처음에 무어와 거의 같은 입장을 취하였으나, 후에 논리실증주의자의 정서설(情緖說)에 가까운 입장으로 옮겼다. 사회사상가로서의 러셀은 케임브리지대학 졸업 직후 독일 사회주의자들과 교우하여 마르크스주의에 공명하였다. 그러나 러시아를 방문, 혁명지도자와 혁명 후의 실정에 접하게 된 그는 오히려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었다. 그의 경향은 서구적 자유를 근간(根幹)으로 하는 사회민주주의로서, 정치이론도 과학이론과 같이 이데올로기나 광신적 독단에서 해방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실천가로서의 러셀은 1907년 하원의원으로 입후보하여 낙선했고, 20년대는 일반대중을 위한 많은 책을 저술하였으며, BBC 방송 출연 등으로 유명해졌으나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60년 ‘100인 위원회’를 구성, 핵무장 반대 연좌농성을 이끌어 네번째 부인과 함께 금고형을 받기도 하였다. 그의 철학적 경력은 길고 또 그 다룬 주제가 다양할 뿐 아니라 그 입장도 다양한 변천을 보인다. 기호논리학의 수법으로 철학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그의 영향은 20세기 철학에 유례가 없는 것이다. 저서로는 위에서 소개한 것 외에도 《외계의 지식》(14) 《수리철학 서설》(19) 《정신의 분석》(21) 《물질의 분석》(27) 《의미와 진실의 탐구》(40) 《서양 철학사》(45) 《자서전》(3권, 6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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